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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08/06/24 한국 현대사 산책, 1970년대편 1권 (2)

강준만씨의 한국 현대사 산책 시리즈, 1970년대편 <평화시장에서 궁정동까지>의 1권을 읽었다. 어제 초저녁부터 잠을 자버려서 좀 뭐라도 하다 자야지 하고 집은게 이 책이었는데, 이렇게 열성적으로 읽게 될 줄은 몰랐다. 아침에 머리말리면서 읽고, 출근해서도 읽고.

저자는 머릿글에서 최대한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서술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. 그러나 꼭 그렇게 쓰여진 것 같지는 않다. 아마도 이게 현실이겠지만, 이 책은 무엇보다도 막연하게 베일에 싸여 있던 박정희에 대한 마지막 긍정적 평가 한 껍데기마저 벗겨내 버렸다. 박정희와 새마을 운동, 도약한 70년대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모두.

굶주렸다는 이유 하나로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선 그 해결책에 반대하는 인간을 개나 돼지처럼 다루어도 좋다고 보는 결연한 의지와 각오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? 이런 의문조차 배가 불러서 나오는 사치스러운 생각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? - 224p

어쩌면 박정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의 근본은 이 물음에 대해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른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.

어쨌든 이 책은 70년대 전반에 걸친 크고 작은 정치, 문화적 사건들에 대해 reference를 제시하며 이야기 하고 있다. 개인적으로는 지역주의와 재벌중심의 경제구조, 정계의 부정부패와 같은 문제의 뿌리를 모두 박정희를 위시한 유신정권에서 찾을 수 있었다. 그것이 설령 뿌리가 아니라 가지의 하나였든 어쨌든 간에,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볼 수 있었다는 것은 큰 수확이다.

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표현의 자유, 그리고 경제적 자유는 모두 근현대사 속의 숱한 투쟁과 희생을 발판으로 자라난 것이 아닌가, 하는 생각에 절로 숙연해진다. 지금 어떤 방향을 잡고 속단하기엔 다소 이르지만, 적어도 더 많은 것을 보기 위해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하겠다는 건 확실하다.
2008/06/24 11:46 2008/06/24 11:46
취미 생활/리뷰 2008/06/24 11:4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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